일상/이슈
다행히 회사서 잘리진 않았지만, 월급이 이렇게 됐어요
이번이 끝이다
2020. 6. 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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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경제가 얼어붙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영업자는 손님 발길이 끊긴 가게 문을 닫고 기업은 직원 월급을 줄였다. 정부에서 재난지원금, 대출 만기 연장, 신용 취약 중소기업 보증 확대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사그라들듯 사그라지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내수 시장은 요지부동이다. 고용노동부에서 '2020년 4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실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해봤다.
임금 추이 그래프
출처고용노동부 제공
종사자수 추이 그래프
출처고용노동부 제공
◇36만5000명 일자리 잃어, 숙박·음식점 타격 가장 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고용 충격이 확산하면서 종사자 수가 많이 감소했다. 2020년 4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국내 사업체 전체 종사자 수는 1822만4000명이었다. 전년 같은 달보다 36만5000명(2%)이 줄었다. 통계를 작성한 2009년 6월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지난 3월 22만5000명이 줄어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바로 더 많이 감소했다. 이태원발 재확산으로 5월에도 고용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전체 종사자 중 상용근로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13만3000명(-0.9%), 임시일용직 근로자는 14만4000명(-7.9%) 줄었다. 기타종사자는 8만7000명(-7.5%)이 감소했다. 기타종사자는 일정한 급여 없이 봉사료 혹은 판매실적에 따라 판매수수료를 받거나 업무 습득을 위해 급여 없이 일하는 근로자를 의미한다. 학습지 교사와 같은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여기에 속한다.
사업체 규모별로 봤을 때 상용 300인 미만은 37만9000명(-2.4%) 줄었지만 대기업을 포함한 30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1만4000명(0.5%)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16만6000명(-13.1%)이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교육서비스업(-9만3000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5만9000명), 제조업(-5만6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모두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접촉 기피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다.
일자리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했던 올해 2월 대구, 경북 등 일부 지역에서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지만 4월에는 전국적으로 종사자가 감소했다. 서울에서만 11만7000명이 줄었고 경기(-7만2000명), 대구(-3만2000명), 부산(-2만8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텅 빈 이태원 거리
출처조선DB
◇1분기 임금 줄었다…2011년 이후 첫 뒷걸음질
임금도 줄었다. 조사 결과를 보면 2020년 1분기 1인 이상 사업체에서 종사하는 근로자 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365만7000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0.1% 줄었다. 같은 기간 2020년 1~3월 물가수준을 반영한 근로자 인당 월평균 실질임금도 346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2% 감소했다. 고용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을 시작한 2011년 이후 임금이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올해 3월만 봤을 때는 전년 동월보다 임금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근로자 인당 임금총액은 347만3000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3% 증가했다. 이중 상용근로자 임금총액은 364만1000원으로 1.1% 올랐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최근 5개월 중 정액 급여 상승률이 가장 낮았고 초과급여가 감소했다. 임시일용 근로자 임금총액은 166만6000원으로 11.1% 올랐다. 얼핏 보면 임금이 오른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숙박, 여행업 등 임금이 낮은 임시일용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으면서 평균 임금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별 임금총액으로 봤을 때는 전기,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이 809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금융 및 보험업(694만7000원), 정보통신업(480만1000원),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473만4000원) 순이었다. 반면 임금총액이 가장 적은 산업은 숙박 및 음식점업(182만7000원)이었다.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238만3000원), 협회와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252만7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근로자 인당 근로시간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인당 근로시간은 168.6시간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3시간 증가했다. 이는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원력상 근로일수가 작년보다 2일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2일이나 늘었지만 근로시간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은 것은 코로나19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무한상사에서 정과장이 정리해고 대상자로 회사에서 떠나는 모습.
출처MBC 방송화면 캡처
◇무급휴직 등 기타 이직 10만명 급증
경기 악화로 기업은 직원의 월급을 줄이기도 하고 무급휴직 사용을 권하기도 했다. 올해 4월 중 입직자는 82만1000명으로 작년 4월보다 6만9000명이 줄었다. 입직은 채용 및 본·지사 간 전입, 복직을 포함한 기타 입직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 이중 채용은 전년 같은 달보다 11만2000명(-13.3%) 줄었다. 기타 입직은 4만3000명 늘었다. 이는 코로나 사태로 무급휴가를 보내고 있던 직원이 복귀했기 때문이다.
이직자는 88만1000명으로 7만6000명(9.5%) 늘었다. 자발적 이직자와 사실상 실업으로 볼 수 있는 비자발적 이직은 작년 같은 달보다 각 1만5000명, 8000명이 줄었다. 반면 정년퇴직, 무급 휴직 등을 포함한 기타 이직은 10만명이 늘었다. 이는 174% 급증한 수치다. 기업이 인원을 축소하기보다는 무급휴직으로 간신히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상황이 계속될 경우 무급휴직을 하는 직원은 감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은 5월28일 '4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5월 생활방역에 접어들고 노동시장이 호전될 거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고 있고 해외도 나아질 조짐이 없어서 상반기까지는 고용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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