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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슈

‘요즘 대세’ 게르마늄 제품 효능, 진실 혹은 거짓?

by 이번이 끝이다 2020.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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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게르마늄 팔찌·목걸이…왜?

 

요즘 돌리는 홈쇼핑 채널마다 쇼호스트들에게 한 번씩은 듣게 되는 말이다.‘부모님 선물로 적극 추천’,‘순도 99.9’,‘건강을 위한 선택’ 등 손을 지갑으로 절로 움직이게 하는 말들 속에서 문득 궁금증이 싹튼다. 건강에 좋다고 하는데, 정말 효능이 있을까?

서울 강동구의 김모 씨(34)는 어깨 통증 때문에 밤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친정어머니를 위해 얼마 전,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홈쇼핑에서 게르마늄 팔찌를 샀다. 이를 선물로 드린 후, 어머니는 아예 통증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전보다 통증이 덜하다고 하셨다. 선물을 드린 김모 씨 역시 뿌듯한 마음이다.

게르마늄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후기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주부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 관심이 높다.

“저는 2년 째 착용하고 있는데, 어깨결림이랑 수족냉증이 덜해졌어요”, “일본 여행 가서 엄청 비싸게 주고 사 왔는데, 후회막심입니다”, “온몸의 통증이 사라지는 건 아닌데,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좀 수월한 것 같고 잦았던 편두통도 줄어든 느낌입니다”, “플라세보 효과처럼 일시적 심리적인 것 같아요. 의학 용품은 아니잖아요” 등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게르마늄이 대체 뭐길래

게르마늄(Germanium)은 원소기호 Ge, 원자번호 32인 반도체 특성을 가진 물질이다. 즉,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와 통하지 않는 절연체의 중간 성질을 가지고 있다. 1886년 독일 화학자 클레멘스 빙클러(Clemens Winkler)가 최초로 발견한 후, 전자산업, 군수산업 등의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게르마늄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것은 ‘기적의 샘물’이라 불리는 물에 관한 연구에서였다고 전해진다. 프랑스 루르드(Lourdes) 지역의 마사비엘 동굴에서 흐르는 샘물은 몸과 마음의 병을 고치는 치유의 힘이 있다고 알려졌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온다. 이에 과학자들 역시 샘물의 성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알렉시스 카렐(Alexis Carrel) 박사는 루르드 샘물에 게르마늄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사람들은 게르마늄 제품과 관련해 그 효능을 다양하게 이야기한다. 원활한 산소공급을 통한 신진대사 촉진, 어깨·팔목 등 통증 완화작용, 면역체계 안정화를 통한 항바이러스 작용, 반도체 작용을 통한 체내 음이온 작용 등의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또한, 제품을 사용한 이들 역시 앞서 말했듯이 통증 완화 등의 게르마늄의 효과를 경험했다고 한다.

 

게르마늄, 실제로 효과 봤다?

과거 방송된 채널A 이영돈 PD의 ‘논리로 풀다2’에서는 게르마늄의 효과를 집중 조명했다. 해당 방송에서는 위암, 유방암 등 암과 투병 중인 환자들이 게르마늄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실제로 효과를 봤다는 사례들이 소개됐다. 당시 환자에게서 백혈구, 헤모글로빈 수치가 변화하는가 하면 빠르게 퍼지던 암세포가 정체된 상황을 보인 것이다.

당시 방송에 출연한 의학박사는 이와 관련해 “중증 환자들의 바닥난 면역 체계를 다시금 회복할 힘을 주는 역할을 한다”며 “난치병의 원인이 산소 부족에서 온다. 산소를 전달하는 데는 여러 기전이 있는데 그 중 게르마늄은 우리 몸에서 산소 공급책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됐지만, 그렇다고 게르마늄의 효능을 확언한 것은 아니다. 방송을 마무리 지으며 이영돈 PD는 “국내에서는 게르마늄의 효능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때문에 부작용이나 불편을 겪는 사례도 만나기 어려웠다”고 게르마늄에 대한 연구와 노력의 필요성을 덧붙였다.

 

게르마늄, 플라세보 효과부터 부작용까지

최근 방송된 채널A ‘뉴스A’에서는 게르마늄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직접 찾아갔다. 게르마늄의 과학적 효능을 묻자 “게르마늄을 검색하면 통증이 완화된다고 한다”고 답했다. 효능을 주장하는 쪽에서 제시한 외국 논문도 검토해봤다.

‘완벽한 건강 솔루션’이라는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6장짜리 짧은 논문에는 어떤 실험으로 이뤄진 결과라는 설명 대신, 특정 회사의 게르마늄 팔찌를 사용했더니 일주일 만에 각종 질병이 극적으로 해결됐다고 적혀있었다.

해당 뉴스에 출연한 의과대학 교수는 게르마늄 팔찌의 효능을 경험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 대해 “의학적으로 플라세보 효과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그냥 물을 특별한 약이라고 설명한 뒤, 마시게 했을 때도 대략 20%까지 효과가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런 차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최근 여러 매체에서는 게르마늄의 효능에 대한 주장이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한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교수는“건강에 좋다는 게르마늄 보조제는 1970년대 후반 일본에서 처음 등장했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부터 이를 섭취한 소비자들에게 심각한 신장 기능 저하 증상이 나타났다. 빈혈·근력저하·말초신경증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피해자가 31명이나 확인됐고 사망자도 있다”면서 “1997년 미국 FDA는 게르마늄 보조제의 무분별한 섭취가 위험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고가의 게르마늄 제품, 진품·가품 구별법

게르마늄의 효능 여부는 앞서 말했듯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어느 쪽도 의·과학적으로 확실히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판단은 소비자의 몫으로 남았다. 그렇다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게르마늄 제품을 구입하기엔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다.

게르마늄 제품은 원산지나 순도, 품질 등에 따라 가격도 매우 다양하다. 관련 업체 전문가는 “게르마늄 팔찌의 경우 순도 99% 이상일수록 상위 등급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잘 숙지하여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게르마늄은 순도 99.99%와 99.999%에도 차이가 있다. 혼합물질 없는 99.999%이상의 고순도 원석일수록 효능이 높다. 그에 따른 가격 차이도 있다. 게르마늄 제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0.009%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인증서를 공개하는 이유다.

게르마늄은 은회색의 반도체 특성을 가진 물질이다. 게르마늄이 검은색을 띄고 있다면 다른 물질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 게르마늄에는 자성이 없다. 즉, 자석에 반응하면 진품이 아니다.

또한, 게르마늄은 녹는점이 958도, 끓는점이 2700도다. 그래서 라이터 등의 화기에 의해 녹는다면 진품이 아니다. 반면, 게르마늄 제품은 내구성이 높지 않다. 표면을 뾰족한 것으로 긁었을 때 은회색 가루가 떨어지고, 그 안쪽도 은색이면 진품이다. 충격에 약하기 때문에 구매 시 A/S와 품질 보증기간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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