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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여행

경기도 가평 여행! 숨겨진 해외 느낌의 명소 추천!

by 이번이 끝이다 2020.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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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게 거닐면서 맞는, 가평에서 보내는 고요하고 평온한 아침의 시간. 그 여름의 전조.

기사 내용

모두 어디론가 떠나는 여름의 바로 앞자리. 6월이란 시기는 어쩌면 제일 바쁜 시간을 앞두고 있는 가장 고요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가평에는 놀랄 만큼 많은 곳들이 있다. 한국을 대표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동화적인 서정과 낭만적인 풍경, 소소하지만 빛나는 미술관과 초록으로 뒤덮인 대자연으로의 초대. 그리고 남이섬이 주는 그 이상의 많은 것. 생각했던 것을 넘어 천천히 고요하게 보여주는 가평의 속속들. 어린이와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내면 좋은, 가평을 넘어서는 우리나라 최고의 여행지 가평. 이곳에서 천천히 걸으며 보내는 6월의 시간 속에 있다 보면 가평은 진정 우리나라의 여행수도로 불러야 마땅함을 느끼게 된다.

스위스 식 산보, 스위스 에델바이스

750여 미터 높이의 화야산 아래턱에 자리 잡은 스위스 테마파크 에델바이스. 스위스에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스위스 특유의 정서를 고스란히 가평으로 옮겨왔다. 가평에 이웃한 쁘띠프랑스와 비슷한 콘셉트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프랑스와 스위스는 기본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다른 나라이고 역시 건물과 공간을 꾸미는 소재들도 충분히 다른 형식으로 꾸며져 있다. 먼저 입장과 동시에 느끼게 되는 점은 대규모로 조성된 부지 내 시설. 전체 면적이 6천 평이나 된다고 하니 그 넓은 규모가 짐작이 된다. 각 건물들은 오르막길로 이어질 때까지 모두 다른 테마와 디자인으로 꾸며져 있으며 길지 않은 동선에도 정성과 배려를 다한 모습이다. 내부의 자재들과 건물 외벽의 색감 그리고 세세한 소품과 안내까지 허투루 만들어진 것이 없어 한 곳 한곳 세세하게 관람하다보면 하루가 모자랄 정도. 총 32동 중 스위스 테마관을 비롯, 치즈박물관, 초콜릿박물관, 커피박물관들이 고증된 컬렉션을 바탕으로 꾸며져 있으며 산타빌리지와 베른 베어, 호두까기 인형방도 꼭 들러야 할 관람코스. 이외의 건물들은 관련 시설이거나 실제로 주민이 거주하는 리얼 하우스이다. 스위스 국기가 펄럭이는 대로를 산보하듯 천천히 걷다 주변을 둘러보면 진짜 스위스 못지않은 풍경에 착각이 들기도 하는 곳. 눈이 오면 작은 융프라우 밑의 작은 마을이 되어 진짜 스위스와 더욱 가까워 질 것이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셔틀버스도 운행해 방문객을 위한 배려는 계속 이어진다.

 

프랑스 식 산책, 쁘띠프랑스

프랑스에 대한 동경과 낭만이 이루어 놓은 꿈의 행성 쁘띠 프랑스. 골목 사이에서 어린 왕자가 갑자기 나타나고 예고 없이 길가에 보아뱀이 등장해도 전혀 이상하거나 어색하지 않은, 어쩌면 우리나라의 유일한 행성 B612. 이 아름답고 동화로 가득 찬 쁘띠 프랑스는 프랑스에 있는 생텍쥐페리 재단과 국내에서 유일하게 정식으로 국제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곳으로, 마치 프랑스 거리를 거닐 듯 프랑스의 문화를 보고, 먹고, 동시에 즐기며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길가에는 유럽 골동품이 늘어선 벼룩시장이 펼쳐지고 계단 밑 원형 광장에서는 마리오네트 공연이 흥겹게 열린다. 귓가에는 맑고 밝은 오르골의 멜로디가 흐르고 유럽인형의 집에는 살아있는 듯 정교한 수백 개의 인형들이 조금은 특이한 모습으로 전시되어 독특한 문화를 전한다. 수많은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영화, CF가 이곳에서 촬영되었으며 생텍쥐페리 기념관과 메종 드 오르골, 프랑스 남부 정취가 가득한 회화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갤러리 꼬뜨다쥐르와 에뚜알공원, 엔티크 도자기 전시관 등도 빼놓을 수 없는 관람 포인트. 쁘띠 프랑스는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건네고, 어린이들에게는 동화를 들려주는 진정한 프랑스의 한국판 보물창고이다. 산책하듯 걷다보면 혹시 알까. 건물 뒤편 어딘가에서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 생택쥐페리를 만날 수 있을지. 쁘띠petit-작은 프랑스는 결코 작지 않은 큰Grand 프랑스이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지” - 어린 왕자 중

 

 

설악 그리고 가평을 위하여, 설미재미술관

설악의 아름다움 설미. 유명산으로 향하는 37번 국도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설미재미술관은 태생부터 오로지 설악과 예술을 사랑하는데서 출발한다. 가평의 대부분 여행지들과는 조금 외진 곳에 위치한 미술관은 도로에서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귀한 것은 그만큼 숨어 있는 법. 언덕을 올라 작은 팻말을 지나면 비로소 보이는 미술관.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이 공간은 오롯이 가평을 위해 존재하며, 앞으로도 문화의 문턱을 낮춰 예술과 문화가 가평에 조금씩 천천히 뿌리내리길 기원하는 가평 예술의 허브와도 같은 곳이다. 미술관이 주도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은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가평으로 퍼지는 하나의 씨처럼 뿌려지고 땀 흘려 가꿔지며 또 곳곳에서 꽃처럼 만개한다. 모두에게 열려있어 누구나 예술과 친해지고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곳, 설미재미술관은 하나의 작은 공동체로 지역사회의 문화예술을 위한 미술관만의 아트 콘텐츠로 설악면 자녀들이 즐기고 참여할 수 있도록 계속 가평을 위주로 미술관을 꾸려 나갈 계획이다. 상업적인 성공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보이지 않아 오히려 조금 욕심을 내도 좋은 곳. 자연친화적인 프로그램은 특히 주말농장과 설치미술, 드로잉 등으로 꾸려져 아이들에게 더욱 쉽게 다가갈 예정이다. 6월 말까지 행복을 주는 5인의 작가를 초대해 열리는 ‘해피 바이러스 전’을 열어 행복한 해피 바이러스를 퍼뜨릴 계획인 설미재미술관. 문화가 있는 날인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전 미술관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 가평의 산자락 곳곳에 가평이 피워 놓은 꽃이 피어나길, 부디 그러하길.

 

작지만 커다란 예술의 공간, 취옹예술관

전통문화체험관인 취옹예술관 역시 가평 지역 주민과 작가들을 위해 설립된 복합문화공간이다. 국내 최초로 전체 건물이 전통한옥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축령산 밑 2,000평의 대지 위에 야외공연장과 조각전시장, 전시실과 강의실 그리고 숙박시설까지 갖추어 가평의 문화와 예술을 전 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전반을 가평으로도 확장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는 취옹예술관은 각종 개인전과 교류전 등 다양한 전시회와 외국 미술관들과의 협업을 통한 워크샵 등을 통해 조금씩, 그러나 꾸준하고 세심하게 발전해 오고 있다. 심사를 통과한 역량 있는 지역의 작가와 예술인들에게 전시실 대관료는 없다. 물론 타 지역의 전도유망한 작가들에게도 문은 충분히 개방되고 있다. 한옥체험을 통해 전통프로그램들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는데 체험은 다도와 전통혼례, 자연염색과 규방공예 그리고 민요나 판소리 등 다양하게 꾸려져 있다. 요즘 예비신혼부부들 사이에 부쩍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스몰웨딩이 전통혼례 형태로도 진행된다고 하니 취옹예술관이 가평에 기여하는 바는 그 어느 곳보다 작지 않다. 취옹예술관을 고즈넉이 꾸며주고 있는 돌담은 관장이 직접 흙을 파고 돌을 쌓아 올려 만든 것이라고 해 나지막한 호흡을 더한다. 길게 자라난 나무 밑에서 느끼는 가평 예술의 정취. 취옹예술관은 솔직히 조금 더 알려져도 좋을 곳이다.

 

고요한 아침의 정원, 아침고요수목원

어느덧 가평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행지로 발돋움한 아침고요수목원. 축령산의 풍부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정원들을 원예학적으로 조화시켜, 한국 특유의 단아한 미를 예술적 그리고 문화적으로 그려놓았다. 이곳은 분명 나무와 꽃 그리고 숲과 바람이 펼쳐 놓은 거대한 캔버스이다. 이제는 수목원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유닛을 이룬다고 할 정도로 가평 내에서 절대적인 스폿이 되어버린 아침고요수목원. 휴일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이 세계에 기꺼이 발을 딛으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워낙 부지가 넓어 사람들로 치인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는다.

부지는 에덴정원과 분재정원 그리고 하늘길과 서화연 등 다양하고 자연친화적인 콘셉트에 맞는 많은 공간들로 조성되어 있다. 특히 대한민국의 금수강산을 실제 한반도지형 모양으로 조성한 하경정원Sunken Garden과 부지 내 한 가운데에 위치한 아침광장은 여행객들의 동선 중 가장 중심에 있는 곳. 어디를 가나 싱그럽고 풍부한 자연의 향기와 풍경이 이 너른 공간을 가득 채운다. 수목원 너머로 보이는 빽빽한 축령산의 수목들 역시 이 그림의 초록빛 프레임. 1월을 제외한 전 달에 걸쳐 축제가 펼쳐지며, 특히 6월에는 아이리스 축제가 열려 수목원 전 지대에 아이리스 향기를 곳곳에 뿌릴 예정이다. 바로 옆에 아침고요동물원을 조성해 동물들과 교감하는 공간으로도 이어질 아침고요수목원. 이 멋진 곳이 24시간 개방이 아닌 터라 크게 아쉬울 뿐이다.

 

나비와 식물원, 이화원

이렇게 따뜻하고 화사한 가평에 시각적으로 꼭 있었으면 하는 것. 눈앞을 하늘거리며 날아다니며 특유의 소리 없는 날갯짓으로 마음의 평화를 내려주는 나비. 이화원은 1,800여 평의 온실, 320평의 나비존을 보유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온실 식물원으로 자라섬에 위치한 청정 자연환경을 갖춘 나비생태 식물원이다. 이화원은 크게 열대관과 한국관 그리고 이곳의 핵심인 나비관, 이화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열대관에는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가 쉽지 않은 열대식물들이 자라고 있으며 한국관에서는 대한민국 전역에 뿌리 내린 나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곳의 핵심은 역시 나비관인 이화원. 날이 온화하고 햇빛이 가득한 날에는 특히 수많은 나비들이 눈앞에 어른거릴 정도로 가까이 떠다녀 온통 나비세상을 이룬다. 이화. 두 개의 꽃이라는 뜻풀이가 먼저 떠오르지만 의외로 두 개의 다른 것들이 조화를 이루며 살자는 이화二和원. 두 개는 다름 아닌 사람과 나비. 즉, 환경일 것이다.

낭만자전거, 가평레일바이크

이화원에서 나른하고 여유롭게 떠다니는 나비를 만나보았다면 이제는 조금 빠르고 시원하게 가평을 담고 싶다. 가평 시내에 위치해 접근성도 좋은 편이며 이미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레일바이크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인 가평레일바이크. 옛 경춘선의 폐철로를 철거하지 않고 재활용한 것은 똑똑한 아이디어로 인정받는다. 소요시간은 승차장에서 출발해 북한강철교를 건너고 느티나무 터널을 거쳐 경강역까지 4킬로미터, 다시 레일파크로 돌아오는 왕복 약 8킬로미터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 오전 9시에 첫 출발을 하고, 이후 한 시간 반 간격으로 하루에 총 6회 운행한다. 조금은 느리게 흘러갔던 가평에서 기분 좋은 속도를 낼 수 있는 곳. 북한강이 옆으로 흐르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시간.

 

작은 나라 나미 나라, 남이섬

북한강 위에 반달 모양으로 소복하게 떠 있는 남이섬은 1944년 청평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작은 섬이다. 하나의 섬이자 동시에 작은 나라이며 그래서 타이틀도 나미나라공화국Naminara Republic으로 짓고 가평과 춘천을 나누는 북한강에 정착시켰다. 국내에서 첫 국가 개념을 표방한 특수 관광지로 나름의 독자적인 외교와 문화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세계에서 14번째, 한국에서는 최초로 유니세프 어린이친화공원Unicef Child Friendly Park에 선정된 점도 이 공화국이 지니고 있는 국가의 정책적 방향. 조금 무겁게 설명을 하게 되었지만 남이섬을 걷다보면, 그리고 아직 남이섬에 와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분명 우리나라에도 이런 멋진 곳이 있다는 사실에 약간의 감탄마저 하게 될 것이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 그리고 런던의 리젠트 파크가 부럽지 않은 남이섬. 평생토록 이곳에서 살 수는 없을까.

남이섬 선착장은 가평 시내에서 멀지 않다. 10여 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페리를 타고 남이섬으로 입도. 스태프들이 많아 이 작은 나라에 입국하려는 여행자들을 위한 배려가 엿보인다. 남이섬이라는 이름에서 유추가 가능하지만 이 섬은 조선 세조 때의 무신이었던 남이南怡장군이 유배생활을 했던 곳으로 당시에는 섬보다는 봉우리에 가까웠다. 남이섬에 도착하자마자 장군의 묘를 볼 수 있는데, 이는 가묘로 진묘는 경기도 화성에 있다. 남이섬에 대한 유래를 알았다면 이제는 곧바로 남이섬을 온 감각으로 받아들여야 할 시간.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것이 남이섬의 것들이니 서두를 이유는 없다.

남이섬은 나무들의 천국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섬 전체가 온통 나무와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남이섬 프로젝트의 창시자가 1965년부터 모래뿐인 불모지였던 이곳에 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이 관광지로써의 남이섬이 시작된 출발점. 가평을 대표하는 잣나무와 각종 드라마와 CF에 등장했던 메타세쿼이아 길 그리고 중앙광장의 은행나무 길과 강변을 따라 뻗어 있는 자작나무 길과 갈대 숲길은 남이섬이 진정 나무로 가득 찬 세계임을 보여주는데 모자람이 없다. 잘 닦여진 고른 흙길은 이 작은 세계를 거니는데 꼭 있어야 할 바탕.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거리낌 없이 뛰어노는 청설모를 보는 것도 이곳에선 예삿일이다. 이런 정경에 흙과 나무 그리고 강변의 물소리와 바람소리가 합쳐지니 문득문득 가던 길을 멈추고 멍하게 서버리는 경우가 잦은 남이섬. 매월 콘셉트를 바꿔 남이섬 전역에서 축제와 전시가 끊이질 않으며 봄이면 봄, 여름이면 여름, 가을과 겨울 모두 어느 때도 뒤쳐지지 않는 풍경을 보여주는 나미나라. 이른 아침에 올 경우 북한강을 뒤덮는 안개를 볼 수 있으며 유니세프홀과 그림책 놀이터 그리고 백풍밀원과 드넓은 잔디밭은 물론 강변을 따라 조성된 호젓한 산책길도 있으니 남이섬은 참 성실하게도 많은 것을 지녔고 또 아낌없이 보여준다. 홈페이지에서 남이섬을 설명하는 단 몇 줄이 모든 것을 설명해 주며 그것으로 충분하다.

남이섬은 달밤이 좋다.
그런데 별밤은 더 좋다.
하지만 새벽을 걷어 올리는 물안개를 마주하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가평 여행, 아침 고요의 시간은 이곳에서 정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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