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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도권 전 지역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아침 뉴스를 전하는 아나운서의 말이 이젠 낯설지가 않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주부 송윤자 씨(56)는 오늘도 재채기로 눈을 떴다. 혹시나 하고 창문을 열어보면 역시나 하늘은 뿌옇다. 출근하는 아들의 손에 마스크를 하나 쥐여주고,“귀찮아도 꼭 하고 가”라고 덧붙인다. 얼마 전에는 약 80만 원이라는 큰돈을 들여 공기청정기도 샀다. 이제는 공기청정기가 생활필수품이 된 것만 같다.
아마 송 씨의 이야기가 남 일처럼 들리지만은 않을 거다. 미세먼지는 사람 머리카락 지름보다 약 1/20~1/30 정도로 작은 크기로 연소 입자인 탄소, 유기 탄화수소, 질산염, 황산염 등으로 구성돼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입자가 작기 때문에, 호흡기 뿐만 아니라 피부와 두피로도 인체에 흡수될 수 있다. 체내에 흡수된 미세먼지는 각막염, 호흡기질환, 고혈압, 그리고 각종 암까지 유발한다.
중년 건강의 적신호, 미세먼지
어린이, 임산부 그리고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자들은 미세먼지를 각별히 조심하려 한다.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행동요령에 따라 외출을 삼가고 주의를 기울인다. 하지만 중년의 경우는 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입장에 선 경우가 많다. 집 안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나는 아직 괜찮아’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미세먼지들의 위협에 예외란 없기 때문이다.
하헌영 예방의학과 전문의는 SBS ‘좋은 아침’에서 “미세먼지는 중년 여성에게 특히 해롭다”라고 했다. 이유는 미세먼지 속 포함된 PAH(다환 방향족탄화수소, 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 때문이다. PAH는 체내에 들어왔을 때 여성호르몬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여성에게 호르몬 과다 증상을 만든다.
또한 활성 세포를 만들어 인슐린의 저항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해 당뇨와 고혈압, 동맥경화증, 심혈관질환 등을 유발한다. 여성이 미세먼지 속 PAH에 노출되면, 여성호르몬 과부하와 성인병 발병률 증가라는 두 가지 이중고를 치르게 되는 것이다.
중년 남성도 예외는 아니다.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신진영 교수는 지난 2013년 약 12만 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와 정신건강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남성의 경우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에 따라 정신건강 상태의 위험도가 높아졌다. 미세먼지가 활동 인구인 중년 남성의 정신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미리 알고 대비하자, 통합대기환경지수
에어코리아 홈페이지와 핸드폰 어플 ‘우리 동네 대기 질’에서는 대기환경기준물질 6개 항목(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미세먼지(PM10, PM2.5), 오존)에 대한 대기오염도를 시간대별, 일자별, 요일별로 제공한다. 한눈에 보기 쉽게 4개 등급과 색상으로 표현했다. 좋음(0~50)은 파랑, 보통(51~100)은 초록, 나쁨(101~250)은 노랑, 매우 나쁨(251~500)은 빨강이다.
에어코리아 홈페이지에서 문자서비스를 신청할 수도 있다. 홈페이지 상단의 메뉴에서 고객의 소리> 문자서비스를 클릭하고 본인의 기본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문자서비스를 신청하면 미세먼지 예보 등급이 ‘나쁨’ 이상일 때 문자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미리 대기정보를 알면, 그에 맞게 대비하면 된다. 그렇다면, 미세먼지가 ‘나쁨’ 이상일 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미세먼지 대처법 1. 외출은 가급적 자제할 것!
환경부에서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일반 국민 행동요령의 첫 번째는 외출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다. 아무리 꽁꽁 싸매고 외출을 해도, 나가지 않는 것보다 미세먼지 노출을 막을 수는 없다. 미세먼지가 ‘나쁨’ 이상인 날은 야외 모임, 캠프, 스포츠 등 실외활동은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외출할 경우에는 대기오염이 심한 곳은 피하고, 활동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도로변이나 공사장에는 되도록 머물지 않도록 한다.
미세먼지 예보 등급이‘나쁨’ 이상일 때는 실내 창문을 닫아두는 것이 좋다. 실내 공기 질 관리를 위해 청소기를 사용하기보다는 물청소를 하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한다. 공기청정기 필터는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교체해야 한다.
미세먼지 대처법 2. 외출시에는 식약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꼭 착용할 것!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상생활에서 황사와 미세먼지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해 미세입자를 걸러내는 기능을 가진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라고 했다.
보건용 마스크는 의약외품이라는 글씨와 함께 ‘KF80’, ‘KF94’, ‘KF99’라고 표시돼 있으니, 구입 시 반드시 이를 확인해야 한다. KF는 Korea Filter의 약자로 그 뒤에 숫자는 미세입자 차단 성능을 나타낸다.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으며, ‘KF94’,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각각 94%, 99% 이상 걸러낼 수 있다. 즉,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효과는 크다. 하지만, 숨쉬기가 어려울 수 있으니 사람별 호흡량을 고려해 적당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할 때는 최대한 얼굴에 밀착해야 한다. 일부 사람들이 수건이나 휴지를 덧댄 후 마스크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밀착력 감소로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떨어트릴 수 있다. 또한, 마스크의 재사용은 권하지 않는다. 사용한 마스크는 먼지나 세균에 오염되었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세탁하면 모양이 변형돼 기능을 유지할 수 없다. 그러므로 세탁하지 않고 사용해야 한다.
미세먼지 대처법 3. 외출 후에는 깨끗이 씻기
외출 후, 미세먼지에 노출된 온몸을 구석구석 깨끗이 씻는다. 특히, 표면에 노출된 얼굴과 손, 발은 반드시 흐르는 물에 씻는다. 양치질도 바로 해주는 것이 좋다. 양치질 후에는 입안을 구강세정제로 헹궈내는 것이 좋다.
또한, 미세먼지가 심한 날 입고 나갔던 옷가지들은 먼지의 농도가 낮은 날 털어주는 것이 좋다. 옷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 대처법 4. 렌즈보다 안경을! 눈, 함부로 만지지 말 것!
마스크를 착용해도, 눈은 외부에 노출돼 있다. 미세먼지에 노출된 눈이 따갑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면 눈을 비벼서는 안된다. 인공눈물(안약)을 사용해 눈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터넷 사이트 이지드럭(ezdrug.mfds.go.kr) 정보마당>의약품 등 정보>제품정보에서 제품명을 입력하면, 안약의 허가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
안약을 사용하기 전에는 먼저 손을 깨끗하게 씻는다. 그리고 안약 용기의 끝이 눈꺼풀이나 속눈썹에 닿으면 오염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일회용 안약은 개봉 후 즉시 사용하고, 남은 용액은 가급적 재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오염 방지를 위해 다른 사람과 공동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발생 시,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경우에는 8시간 이상 장시간 착용을 피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렌즈를 즉시 빼고 인공눈물 등으로 눈을 세척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세먼지 대처법 5. 미역, 과일, 채소 등을 섭취할 것!
삼성서울병원에서는 “미역, 과일, 채소에는 미세먼지의 중금속이 체내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라고 말한다. 미역의 미끈거리는 점액질에는 ‘알긴산(Alginate)’이라는 수용성 식품 섬유가 들어있어, 미세먼지 속 중금속 등을 흡착해 몸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이 있다.
물과 녹차를 자주 마셔주는 것도 좋다. 물을 충분히 마셔 기관지의 건조함을 막아주고,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것이 좋다. 녹차는 혈액의 수분 함량을 높여 소변을 통해 중금속을 빠르게 배출시키고, 중금속이 몸 안에 쌓이는 것을 억제해준다.
또한, 몸의 독소를 배출하는데 효과적인 생강이나 도라지, 배 등도 좋다. 특히, 기침이나 감기, 기관지염 등의 기관지 질환과 목 주변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몸속에 들어와 여러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그래서 봄의 불청객,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하지만, 대처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성기가 소개한 미세먼지 대처법으로 오늘부터 온 가족의 건강도 지키고, 생활주변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실천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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